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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Graduate School Entrance Exam

대학원 준비생의 얼렁뚱땅 입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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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Graduation School Entrance Exam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난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학부 성적이 괜찮은 편이라, 흔히 SKP라고 하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에 지원했고, 그 중 카이스트 전산학부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사실 이미 연구실 출근한지 한달 조금 넘었지만, 죽어가는 블로그 살릴 겸… 내 경험을 끄적여보기로 했다. 자세한 스펙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시 준비에 아주 도움이 많이 되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혹시라도 큰 기대를 했다면 미리 사과하겠다.

Why?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왜 대학원에 가려 하는가?”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건 “학부에서 공부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였다. 약간 nerd스러운 이유긴 하지만, 뭐 사실이니까… 암튼 그런 이유로, 대학원을 도전해보게 되었다.

First Step : Contact

대학원 입시를 조금이라도 알아봤다면 아는 사실이겠지만, “컨택”이 정말 중요하다. 특히 타대 대학원 입시를 준비한다면 더더욱 중요한데,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교수님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몇몇 학교에서는 컨택이 합불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도 있다.

나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의 3개 대학에 컨택을 했다. 준비한 것은 성적증명서와 CV(Curriculum Vitae) 뿐이었다. 간혹 가다가 자소서까지 간단하게 써서 보내는 경우도 있다던데, 오히려 교수님이 번거롭게 느끼실 것 같아 메일 본문에 간략하게 소개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CV는 김박사넷의 CV 관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내가 직접 템플릿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당장 컨택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걸 할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사용했다.

서울대와 포항공대는 거의 바로 면담까지 이어졌다. 대체로 CV에 대한 간단한 질문, 대학원에 가고자 하는 이유 정도의 가벼운 면담이었다. 학점이 높아서 그런지, 대체로 전공 관련 질문보다는 연구 경험이나 프로젝트 관련 질문이 더 많았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역량은 갖춘 것 같으니, 방향성이나 마인드를 보자는 느낌이었다. “연구실 인턴 경험이 없는데, 혹시 입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까요?” 와 같은 질문에서도, “연구실 경험은 어디까지나 정성평가의 요소일 뿐이고, 있으면 좋은 ‘플러스 알파’와 같은 것이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다면 그 ‘플러스 알파’가 없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라는 나름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카이스트는 처음에는 컨택을 거절당했었다. 카이스트에서는 사전 컨택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중에 알아보니 다들 알음알음 다 하고 있더라.) 조금은 아쉬웠지만, 합격 후에 다시 연락드리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컨택을 드린지 한달 뒤, 갑자기 카이스트 교수님이 연락을 하셨다. 연구실에서 대학원생 선발에 대해 공지할 내용이 있으니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카이스트 장학생으로 입학하고 싶다면 사전에 컨택을 해서 교수님의 허가를 받고, 증빙서류를 받아두어라”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지원하게 되면 합격 후 추가 절차 없이 바로 해당 연구실로 들어갈 수 있지만, 국비 장학생으로는 아예 지원할 수 없었다. 조금 긴가민가해서, 교수님께 몇가지 질문을 드렸고, 놀랍게도 교수님이 “면담을 하자”고 먼저 제안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면으로 충분히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내가 어느정도 마음에 드셔서 먼저 제안해주신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마지막 사전 컨택도 스무스하게 끝났다.

Second Step : Preparing Resume

서류 전형을 준비하는 건 CV 준비와 비슷했다. 증명 가능한 모든 경력을 긁어모으고, 증명이 어려운 동아리 활동 같은 경우는 자기소개서에라도 적었다. 영어 성적도 준비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아무튼, 당시에 난 인턴 경험도 한번이 전부고, 연구실 인턴 경험은 아예 없었기 때문에 사실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이 많지는 않았다. 그나마 알고리즘 동아리에서 학술부장을 하면서 쌓은 내용이 부실한 경력을 채우는데 도움을 줬다.

자기소개서 내용은 내 경력을 모두 연결지어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었다. 대충 흐름을 나열하자면…

  1. 알고리즘 동아리를 하면서 “문제 풀이 외의 공부를 깊게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2. 학과 DB 수업에서 DB 과제를 하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관련 분야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졌다.
  3. 또한 연구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졸업 프로젝트를 해당 분야를 가지고 진행 중이다.
  4. 학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극을 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대학원에 진학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

이런 식이었다. 다소 뻔한 흐름이긴 하지만, “딱히 연구 분야에 관련 없는 대외 활동”과 “연구실 경험의 부재”에 대한 어느정도의 보완과 1 ~ 3을 통해서 나의 방향성을 어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보니 정말 부끄러운 문장력이지만, 그 당시에는 어느정도 만족한 상태에서 서류를 제출했다.

결과는 서울대 / 카이스트 / 포항공대 모두 서류 합격이었다.

Third Step : Interview

면접 준비 과정은 뭐… 열심히 내가 쓴 자소서 읽고, 인터넷에서 찾은 예상 문제에 대해서 답변을 만들어가는 등의 뻔한 과정이었다. 카이스트가 가장 전형 일정이 빨랐는데, 당시에 인턴 중이었던 나는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학부 수업 내용을 복습하면서 면접 준비를 했다.

그리고 8월 중순에 카이스트 면접을 봤다. 사실 생각보다 면접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면접 질문을 직접적으로 여기 적기는 어렵지만, 총 4개의 질문 중 하나 빼고는 거의 제대로 답변했다고 생각한다. 인성 면접 + 전공 면접으로 진행되었는데, 인성 면접에서는 대체로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과 내 성적에 대한 질문이었고, 전공 면접에서는 알고리즘 관련 문제 하나와 DB 분야 문제 하나가 나왔다. 아무래도 내 경력과 연구 분야를 고려한 질문인듯 했는데, 난이도 자체는 매우 쉬운 편이었다. 풍문으로는 “성적이 높으면 면접이 쉽고, 성적이 낮으면 그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 면접이 어려워진다.”라는 말이 있는데, 대체로 사실인 듯 했다. (후에 교수님께 여쭤본 결과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하셨다.)

KAIST 카이스트의 최종 발표는 9월 중순, 놀랍게도 서울대와 포항공대의 서류제출 일정보다도 빨랐다. 다행히 결과는 합격!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카이스트는 연구실 컨택을 합격 후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자면 이때가 진짜 시작이었다. 처음 컨택한 한 분에게만 메일을 드리기엔 조금 불안해서 빠르게 다른 연구실 두 곳을 더 찾아냈고, 당시 추석 연휴였기에 메일만 작성한 뒤 연휴가 끝나자마자 세 분의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정말 감사하게도 세 분 모두 매우 빠르게 답장을 주셨고, 일정 조율 뒤 면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세 분 다 인품은 좋아보이셨고, 나에 대한 평가도 매우 좋았지만 사실 나는 처음 컨택한 연구실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른 두곳이 별로인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나와 분야가 조금 맞지 않거나, 이미 너무 학생이 많아서 지도를 받기 어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곳은 OT 이후에 개별적인 추가 전형을 진행해서 대학원생을 선발했는데, 당시 졸업 준비를 하고 있던 내게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알 수 있으리라. 나는 처음 컨택한 연구실에 선발되었다. 전체 학교를 통틀어서 1지망이었던 연구실이라 당연히 정말 기뻤다. 심지어 그 선발 결과를 10월 초에 알려주셔서, 나는 남은 두 학교의 면접을 포기했다. 이미 1지망에 합격을 해서 추가로 면접을 볼 이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경험 삼아서라도 면접을 볼까 했으나, 서울대는 다른 일정과 겹쳐서 포기, 포항공대는 전공면접 없이 인성면접만 진행하게 되었기 때문에 (서류 전형 성적이 높다면 전공 면접이 스킵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굳이 볼 필요가 없었다.

암튼, 내 대학원 입시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Finally…?

뭔가 끝난 것처럼 마무리를 했지만, 사실 이제 시작이다. 남들보다 경험도 부족하고, 아직 모르는 것이 많기에 더 노력하고, 더 배워야 한다. 박사 과정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선은 큰 꿈을 가지고 한걸음씩 나아가보려 한다. 한동안 블로그를 너무 방치해뒀는데, 일기 쓰는 느낌으로 한번씩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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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전산학부 재학중인 석사과정 학생입니다.
Master student at School of Computing, KAIST

DBMS, 알고리즘, 자료구조 등에 흥미가 있습니다.
Interested in DBMS, Algorithm, Data Structure,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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