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Corona Semester
3학년 2학기 성적 입력이 마감되었다. 물론 학과 석차 등의 처리까지는 아직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나의 대학 3학년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겠지만, 올해는 특별한(?) 한 해였기도 하고, 블로그도 시작했으니 후기를 간단히 남겨보려 한다.
Online Lecture, Online Exam…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수업 방식이었다. 대입 준비할 때도 안 듣던 인강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개중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도 있었다. 처음엔 “뭐 크게 다르겠어?” 싶었지만, 정말 크게 달랐다. 우선 온라인 수업을 듣는 건 생각보다 귀찮았다. 대면 수업과는 달리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점 미루거나, 대충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나중에 공부할 때 더 편한 점도 있었지만 말이다. 생활 패턴도 반쯤 망가져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다. 시험기간에 이 생활 패턴을 돌려놓는데에 조금 고생했다. 또한 교수님들은 이러한 온라인 환경에 전혀 익숙하지 않으셨다. 초반에는 강의 영상의 오디오 오류, 출석 처리 오류, 네트워크 문제 등등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이런 자잘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험도 기존과는 달리 상당히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되었다. 여느 때처럼 대면 시험을 고집하시는 경우도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한 위험부담 때문에 비대면 시험이나 과제 대체를 택하시는 교수님들도 계셨다. 남들은 과제 대체가 오히려 더 부담된다는 둥의 불만이 좀 있었으나, 솔직히 말해서 나는 과제 대체로 진행된 시험이 오히려 더 좋았다. 대면 시험에 자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제나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방식이 시간도 넉넉하고,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과제는 내가 내 답안에 대해서 더 확실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시험보다는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온라인 대학 생활은 상당히 불편했다. 의외의 편의성을 찾은 것도 있었지만, 동기들과 모일 수 없고, 같이 공부하기 힘든 이 온라인 환경은 내게는 그리 잘 맞지 않았다. 뭔가 더 게을러지고,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Studying Alone…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올해는 자연스럽게 “혼자 공부하는” 한 해가 되었다. 이로 인해 나도 공부 스타일을 꽤 많이 바꾸게 되었다.
원래 난 남들과 함께 토론하거나, 서로 질문 등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대면 모임은 불가능했다. 물론 카톡 등의 온라인 메신저로 질문을 주고 받는 건 가능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모여서 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덜했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공부 스타일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하게는, 대입 시절 공부하던 습관을 되살리게 되었다.
사실 공부 스타일을 바꿨다고 해봤자 그리 특별한 건 없다. 무식하게 강의 자료 PPT 전체를 다 읽고 요약하는 과정을 대략 3회 정도 반복했다. 물론 요약하는 과정에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강의를 새로 들었다. 또한 요약을 한번 할 때마다 교수님이 주신 or 개인적인 루트로 확보한 관련 문제들을 다 풀었다. 모두가 생각할 법한… 일반적인 공부 방식이었다.
사실 이렇게 공부하면서도 확신이 없었다. 대학 생활 중 이런 식으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뭔가 공부하면 할 수록 부족한 부분만 보였기에, 솔직히 막막했다. 특히 남들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파악이 안된다는 점에서도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이 불안감을 어느정도 내려놓은 건 3학년 1학기 성적이 나오고 나서였다. 혼자서 공부했음에도 기존 성적을 그대로 유지한 것을 보고, 혼자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자신감은 2학기 성적을 받고 나서 조금 더 확실해졌다.
Total Review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3학년을 “사망년”이라고 한다는데, 의외로 나의 3학년은 나름의 쉬어가는 학년이었던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정말 학과 공부만 하게 되어서 꽤 여유로웠고, 조금 더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제 충분히 쉬어갔으니, 남은 대학 생활 1년은 다시 최선을 다해서 달려야 한다. 올해 코로나 핑계로 미뤄둔 산업체 인턴, 연구실 인턴 등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그렇지만 지금은 코로나 상황이 너무 심각하니, 다시 집에서 개인 역량을 키워보려 한다. 그 과정에 대해선… 추후에 포스팅하겠다.